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노벨티 콰르텟
- classiccriticism
- 2025년 12월 14일
- 1분 분량

열정과 에너지가 빚어낸 원초적 절규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노벨티 콰르텟
-2025.08.07.(목) 19:30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공모 공연 중 하나로 8월 7일 노벨티 콰르텟의 연주가 무대에 올려졌다. 이날 무대는 슐호프와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4중주로 구성됐다. 두 작곡가 모두 전쟁과 이념의 압박 속에서 예술적 목소리를 내야 했던 음악가들이었다는 점이 곡 선정의 배경이 된 듯하다.
슐호프의 <현악 4중주를 위한 5곡>은 왈츠, 세레나데, 탱고, 타란텔라 같은 춤곡 형식을 차용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풍자와 아이러니가 스며 있다. 이날 연주에서 노벨티 콰르텟은 재치와 생동감을 살려 이러한 그로테스크한 색채를 전달하려 했다. 왈츠에서는 의도적으로 삐걱거리는 듯한 리듬을 드러내며 아이러니를 표현해 냈고, 세레나데에서는 날카로운 피치카토와 불협적 음향으로 곡의 어두운 이면을 부각했다.
탱고에서는 명료한 리듬감으로 슐호프 특유의 풍자를 강조했지만, 탱고 본연의 관능적 긴장감을 조금 더 살렸다면 작품이 지닌 페이소스가 한층 더 도드라졌을 것이다.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4중주 8번>은 작곡가 자신의 음악적 서명을 담은 이른바 DSCH 모티프를 중심으로, 전쟁과 폭압 속 개인의 절망을 응축한 비극적 작품이다.
노벨티 콰르텟은 1악장의 엄숙한 라르고에서부터 묵직한 긴장을 형성했고, 이어지는 알레그로 몰토에서는 거칠지만 강렬한 에너지로 작품의 폭발적 성격을 드러냈다. 특히 3악장에서는 불안한 왈츠 리듬을 비올라와 첼로가 선명히 부각하며, 왜곡된 춤의 그늘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연주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고음역에서의 인토네이션 불안정, 빠른 패시지에서 앙상블의 미세한 부정합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정이 오히려 절박한 원초적 절규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도 하였다. 5악장에 이르러서는 에너지가 가라앉으며 비극적 결론을 차분하게 마무리했다.
노벨티 콰르텟의 이번 무대는 젊음의 에너지와 직설적인 표현으로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슐호프의 아이러니와 쇼스타코비치의 절망이 교차하며, 두 작곡가가 겪었던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생생히 드러났다. 조금만 더 정교함이 갖춰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작품의 본질적 긴장감과 치열함을 충실히 드러낸 점은 이날 연주회에서 얻은 소중한 기쁨이었다.
글/클래식음악평론가 신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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