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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교향악축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 작성자 사진: 한국클래식음악평론가협회
    한국클래식음악평론가협회
  • 4월 18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4월 30일


2025 교향악축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에너지와 섬세함 사이

<2025 교향악축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4월 8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강남심포니)는 올해 1월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데이비드 이의 지휘 아래, 2025 교향악축제의 일곱 번째 무대에 올랐다. 이날 프로그램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와 말러의 ‘교향곡 1번 D장조’ <거인>으로 구성되었으며, 협연자로는 피아니스트 김규연(서울대 교수)이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김규연의 피아노 협연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1악장에서는 침묵을 깨고 등장한 섬세한 솔로 도입이 인상적이었다. 고요하면서도 부드러운 선율이 오케스트라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내며 베토벤 정서를 잘 구현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요함이 지속되면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지점도 있었고, 현 파트의 음정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순간이 아쉬움을 남겼다. 2악장에서는 피아노의 조용한 흐름 위에 긴장감 있는 오케스트라가 더해졌는데, 저음 파트에서 울려 퍼진 배음이 좋았다. 그러나, 전반적인 오케스트라의 타이밍들은 완벽히 맞지 않았고, 3악장에서는 피아노와 관현악 사이의 밸런스가 다소 맞지 않는 구간들로 독주자의 섬세한 표현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협연자와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은 여러 지점에서 긴밀함이 부족했다.


2부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은 강남심포니의 에너지를 잘 보여준 무대였다. 1악장은 목관과 금관이 조화를 이루며 인상적으로 시작되었고, 지휘자 데이비드 이의 해석 아래 오케스트라는 강한 사운드를 펼쳐냈다. 다만, 일부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밀어붙이며 음의 연결이 거칠게 느껴졌다. 2악장에서는 민속무곡 특유의 음악을 잘 살려냈고, 분위기 전환도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리듬의 세부 조율은 조금 더 일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3악장에서는 장송행진곡 선율이 잘 표현되었고, 팀파니와 목관의 대비가 긴장감을 형성했다. 그러나 시작 때 콘트라베이스 수석의 솔로의 음정이 불안정한 것이 매우 아쉬웠다. 이후 관 파트로 넘어가는 연결에서도 자연스러움이 다소 부족했다. 4악장은 말러 특유의 극적 전개와 에너지를 잘 펼쳐냈다. 그러나 너무 울림 없이 에너지를 표출하는 부분에만 신경을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강남심포니는 말러의 에너지를 밀도 있게 밀어붙이며 강하게 호흡했다. 디테일에서 보완할 부분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인상 깊은 무대였다. 베토벤과 말러라는 고전과 낭만의 두 축을 아우르는 구성은 신선함을 안겼지만, 그만큼 작품이 요구하는 정밀한 해석과 타이밍 부분들에서는 아쉬움이 분명히 있었다. 그럼에도 김규연의 깊이 있는 음악성과 데이비드 이, 강남심포니의 열정은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그들의 향후 방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무대였다.


글 이승훈(클래식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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