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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 제819회 정기연주회

  • classiccriticism
  • 4월 30일
  • 2분 분량

잠재력을 품은 무대, 그 이상을 기대하며

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20:00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KBS교향악단은 이번 정기 연주회에서 미국 현대음악과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를 나란히 선보였다.

첫 곡인 조앤 타워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모음곡’에서 전체적으로 톤 밸런스가 정교하게 잘 이뤄져 있고 관악기의 연주도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현악기군은 음을 길게 끌며 점진적으로 다이내믹을 조절했고, 타악기는 질감을 살리면서도 전체 앙상블의 균형감을 유지했다. 다만 곡의 핵심이 되는 추진력이 있는 리듬은 살려내지 못했다. 프레이즈 사이의 호흡이 느슨하게 처리되어 빠른 패시지의 긴장감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면서 곡 전체를 관통하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구축하기에는 세밀한 리듬 해석이 부족했다.

이어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 랜들 구스비는 안정된 톤으로 곡을 이끌었으나 음악적 표현은 대체로 단선적이었다. 음형의 상·하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템포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키는가 하면, 활의 무게와 속도 조절이 곡의 흐름과 무관하게 일관적이어서 감정의 고조가 필요한 순간에도 다이내믹의 변화 없이 평면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이로인해 1악장의 카덴차 이전까지 간헐적으로 음정이 불안한 구간도 있었다. 지휘자 운지안은 협연자의 해석을 존중해 템포와 음량을 조절했고, 곡 전체의 다이내믹 변화는 오케스트라 튜티에서 진행하도록 해석했다. 또한 구스비와 오케스트라가 음악적 흐름을 효율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플루트, 클라리넷 등 목관 솔로가 실내악적인 흐름을 나타내도록 밸런스를 조율하였다.

2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은 구조적 통일감 측면에서 가장 큰 과제를 남겼다. 도입부 모토 테마에서 호른과 더블베이스의 톤과 음량 밸런스를 맞춰가는 부분인 인상적이었으나, 제시부 주제 선율에서 공명이 있는 저현악기의 연주와 달리 제2바이올린은 평면적인 음색으로 연주해 현악기군 내에서 밸런스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점차 호른과 트롬본 등 관악기로 확장해 나가며 간헐적으로 악기군끼리 앙상블이 유기적으로 섞이지 못했다. 특히 오케스트라 튜티 구간에서는 여러 차례 앙상블이 흐트러졌다. 또한 2악장에서는 주선율과 부선율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텍스처가 지저분해졌고, 3악장은 리듬의 생동감을 살리기보다 프레이즈를 짧게 끊어내 작품의 역동적인 음형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했다. 곡 전반에 걸쳐 느린 템포에서 앙상블을 구축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었으나, 복잡한 텍스처와 빠른 흐름 속에서는 응집력이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KBS교향악단의 정기 연주회는 뚜렷한 양식 대비가 흥미로운 기획이었으나 실제 연주는 이 두 세계를 설득력 있게 구현하기에는 한계와 잠재력 모두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글 이강원(클래식음악평론가)



 글은 ≪음악저널≫ 2025 11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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