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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홈프로젝트: 라벨 시리즈Ⅱ(세르게이 바바얀 협연)

  • classiccriticism
  • 4월 30일
  • 1분 분량

지휘자 없는 도전, 남겨진 과제

2025년 7월 13일 일요일 17:00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고잉홈프로젝트의 라벨 두 번째 시리즈의 첫 곡 ‘대양 위의 조각배’는 초반부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며 유동적인 바다의 모습을 표현했지만, 클라리넷과 오보에의 음량이 커 플루트의 음형이 전체 선율 속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에는 음향의 밸런스가 균형을 찾고, 각 악기군의 아티큘레이션을 정밀하게 조율해 내며, 곡의 풍광을 적절히 살려냈다. 이어진 ‘어릿광대의 아침 노래’는 리듬과 유머가 응축된 곡으로, 제2바이올린의 강한 피치카토가 입체적 공간감을 형성했고 바순의 솔로는 음색과 표현력 면에서 깊이감을 더했다. 이때 솔로 악기와 음형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오케스트라의 음량을 과도하게 낮추어 연주하였는데, 악기간의 상호작용이 무의미해져 곡의 해석이 평면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연주 방식은 ‘스페인 광시곡’에서도 이어졌다. 잉글리시 호른과 클라리넷이 선율을 이끌어갈 때 동일한 해석을 차용해 음악적 상상력의 폭이 좁혀진 인상을 남겼다.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협연한 세르게이 바바얀은 재즈를 연상케 하는 루바토와 명료한 페달링으로 감정을 유연하게 풀어냈지만,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은 모든 악장에 걸쳐 문제 됐다. 특히 2악장에서는 바바얀의 빠른 템포와 함께하지 않는 프레이징 설계로 인해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흐름을 맞춰가는 데 급급했고, 결과적으로 표현의 깊이감이 전체적으로 얕아졌다.

‘라 발스’의 경우 앞선 여러 곡들에 비해 악기군별로 개성이 잘 살아난 연주였음에도 창단 초기 고잉홈프로젝트의 모습보다는 표현 방식이 다소 정돈된 모습이었다. 이로써 우아함과 광기의 소용돌이가 표현되는 곡의 특성이 잘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선율의 상·하행을 함께 나타내기보다 반복되는 리듬에만 의존하며 곡의 흐름을 단순화했다. 스베틀린 루세브가 악단 전체를 리드하고, 곡 중간중간에 오보에, 클라리넷 수석이 손으로 박자를 젓는 등 앙상블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곡의 시작점부터 앙상블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음악적 상상력은 단순화됐고, 곡 간의 구조적 응집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연주자 개별 기량이 뛰어남에도 지휘자 없는 연주는 음악적 완성도와 일관성으로 이어지기엔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글 이강원(클래식음악평론가)



 글은 ≪음악저널≫ 2025 8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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