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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하브 샤니 & 뮌헨 필하모닉

  • classiccriticism
  • 7월 1일
  • 2분 분량


긴장감과 구조감이 만든 설득력

2026년 5월 9일 토요일 19:30 롯데콘서트홀

지휘 라하브 샤니, 피아노 조성진


라하브 샤니가 이끈 뮌헨 필하모닉은 베토벤, 프로코피예프, 브람스를 통해 작품마다 다른 방식의 설득력을 보여줬다. 조성진이 협연한 프로코피예프에서는 긴장감 있는 리듬 처리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브람스 후반부에 서는 밀도 있는 음향과 구조감이 두드러졌다.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에서 샤니는 템포를 비교적 느리게 잡고 롯데콘서 트홀의 잔향을 살려 곡의 포문을 무겁게 열었다. 셈여림을 조율하되 다이내믹을 과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극적 흐름을 이끌었는데, 초반에는 오보에의 톤이 오케스트라 전체 음색에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했고 목 역시 현악기의 음량에 묻혀 음형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 아쉬움을 주었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는 조성진과 오케스트라 사이의 음악적 언어가 유기적으로 맞물렸다. 샤니는 템포와 음량 밸런스를 조율하며 오케스트라가 협연자의 프레이즈를 자연스럽게 받아낼 수 있도록 이끌었고, 조성진은 그 흐름 안에서 곡의 거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발산했다.

1악장에서는 첼로의 악센트와 피아노의 저음 진행이 맞물리며 곡의 타악 기적 성격과 그로테스크한 질감을 드러냈고, 카덴차에서는 저음이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테로 확장되는 구간에 루바토를 더해 비정형적인 리듬으로 긴장감을 점진적으로 높였다. 3악장에서는 짧은 음형을 날렵하게 처리하고 단단한 악센트로 대비감을 살리며, 곡의 풍자적인 성격을 부각했다.


브람스 '교향곡 4번'에서는 전반부와 후반부의 편차가 분명했다. 1, 2악 장에서는 프레이즈의 호흡과 끝맺음이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았고, 선율이 지나치게 매끈하게 이어져 브람스 특유의 내면적 깊이감이 충분히 살아나 지 못했다. 반면 3악장부터는 악단의 밀도와 추진력이 살아났다. 팀파니의 롤링이 일부 구간에서 도드라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음향의 질감을 두텁게 만들며 곡의 긴장감을 높였다. 4악장에서는 파사칼리아 주제가 수직적인 앙상블 안에서 명확하게 제시됐고, 저현악기의 무게감 있는 악센트가 주제의 골격을 단단하게 세웠다. 튜티 이후 이어지는 현악기의 보조선율은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가 섬세하게 조절됐고, 플루트 솔로를 비롯한 목관과 현 악기 사이의 선율 관계도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번 공연은 작품마다 다른 방식으로 설득력을 얻은 무대였다. 베토벤에 서는 초반 앙상블과 톤 밸런스가 아쉬움을 남겼지만, 프로코피예프에서는 협연자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곡의 긴장감과 풍자적인 성격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브람스 역시 전반부에서는 정서의 깊이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으나, 후반부에서는 밀도 있는 음향과 구조감이 살아났다. 결국 이번 공연은 긴장감과 구조감이 작품의 성격과 맞물릴 때 음악적 설득력으로 이 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글 이강원(클래식음악평론가)



 글은 ≪음악저널≫ 2026 6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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