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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거장 차이코프스키 & 라흐마니노프

  • 작성자 사진: 한국클래식음악평론가협회
    한국클래식음악평론가협회
  • 6월 24일
  • 3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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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거장 차이코프스키 & 라흐마니노프

2025년 04월 26일 (토) 17:00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송지원, 피아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송지원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디즈니OST, 뮤지컬 넘버 등 극적인 요소의 작품을 주요 공연 레퍼토리로 연주해온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송지원의 첫 시작은 다소 아쉬웠다. 작품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것 보다 악보를 읽는 것에 치중한 듯한 송지원의 모습. 그리고 다소 메마른 질감의 현악기군과 첫 텅잉의 질감 및 음향적 균형이 다른 악기군들과 불균형을 이룬 목관 및 금관악기군의 아쉬움 때문이다. 타이밍에 있어서 안정된 호흡과 낭만적 색채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표현력을 지녔으나 오케스트라는 피아니시모(pp)에 대한 연구가 부재했고 너무 크지 않은 규모와 이상적인 잔향시간을 구현할 수 있는 부천아트센터를 보다 밀도있게 채우는 울림에 대한 연구 역시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송지원은 완전한 독주에서 점점 몰입도를 높여 까다로운 기술을 안정적으로 선보이고 섬세한 셈여림 조절로 감정 표현을 구사하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3번 중 1악장 ‘프렐류드(전주곡)’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하며 핑거링과 보잉의 절묘한 기교를 품고 언제가 폭발적인 표현의 연주로 감동을 선사할 것을 기대하게 했다.


▶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 3번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이 시작되고 몇 초만에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장점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안정적인 호흡 위에 낭만적 감성의 표현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특히, 지휘자와 현악기군의 호흡이 돋보였다. 통일된 색채감으로 셈여림의 통일감을 이룬 오케스트라는 음향을 켜켜이 쌓아가며 피아노의 등장을 극대화했다. 이윽고 등장한 라쉬코프스키의 피아노 음색은 음정 하나 하나 섬세하고 예민한 터치로 생명력 있는 음형을 자아냈다.

  만족스러운 도입부는 곡의 주제를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번갈아 연주하고 다시 오케스트라가 받았을 때, 지휘자 최영선의 해석과 오케스트라의 표현을 기대하게 했다. 기대가 무색하게도 일관적인 해석과 표현으로 유지된 점은 아쉬웠지만 오히려 모든 표현과 색채감이 피아노에 집중되는 효과가 일었다.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자신의 만의 해석을 이야기하듯 피아노로 풀어내는 라쉬코프스키의 연주는 단연 빛났다. 강세의 유연한 전환과 간질이는 듯한 터치에서 육중한 무게를 온전히 싣는 터치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음정의 분리도가 선명한 연주를 선사함과 동시에 감정을 싣는 연주가 특히 인상적인 그는 낭만적 색채감을 탁월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라쉬코프스키와 화답하며 오케스트라가 조금만 더 생동감 있게 세밀한 셈여림을 표현해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에서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각 악기군마다(특히 오보에와 팀파니가 인상적) 세심하게 표현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과 연주자들에게 확신을 주며 표현력을 이끄는 지휘자 최영선의 모습은 음향에도 변화를 이끌었다. 다만, 콘트라베이스의 부족한 공명과 거친 클라리넷, 깊은 연구가 느껴지지 않은 스네어의 음색은 끝끝내 해소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는 ‘동적인 표현을 구사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인상을 남겼다. 낭만주의 거장의 깊이를 제대로 선사한 라쉬코프스키와의 호흡도 탁월하며 진정 낭만의 주말 저녁을 선사한 연주자들에게 애정의 박수를 보낸다.


▶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방문후기

  전문가들로부터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 시설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부천아트센터는 포도모양의 빈야드 구조에 천장에는 구동형 음향반사판이 설치되어 있어 연주때마다 특성에 맞게 세밀한 음향조정이 가능해 이상적인 잔향시간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음향을 감상하기는 아직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클래식 음악이란 취지로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공연 시간대를 설정하며 실제로 공연장은 부천 주민들로 보이는 편안한 차림과 자세의 관객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공연 도중 핸드폰을 꺼내 만지거나 조용한 부분에서 옆 사람과 대화를 진행하고 바스락거리는 옷을 입고 계속 움직이는 행위와 프로그램북으로 부채질을 하는 등 서울의 콘서트홀에서 해당 행위의 감상자와 만난 횟수보다 비교적 높은 확률로 접할 수 있었다.

 더불어 주차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평소 공연 관람객에겐 1,000원의 주차비가 측정되어 있다. 그러나 주말 및 공휴일을 비롯해 평일 19시 이후에는 무료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부천아트센터는 부천시청 옆에 위치하고 부천시를 대표하는 공원 중 하나인 중앙공원과 많은 상가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주말, 부천아트센터 주차장은 불특정 다수의 이용객이 이용이 가능하다. 주말 방문 시 만차일 경우에는 안내에 따라 중앙공원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하지만 공연 티켓 소지자가 아트센터 이외에 장소에 주차했을 경우, 주차 요금 지원은 불가하다. 중앙 공원 일일 요금은 4,000원으로 합리적인 금액대로 설정되어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관객과 보다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장을 찾을 이용객에게 공연장 주차장이 아닌 왕복 6차선의 길을 건너 다른 주차장을 이용한다는 점은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을 찾게 되는 이유를 감쇠시킬 수 있다. 부천아트센터와 관객이 함께 서로를 배려하고 관객과 공연 문화를 위하는 마음에서 개선된다면 보다 활발한 클래식 공연장의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이지원(클래식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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