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 오페라 <피델리오> 콘서트 버전

  • classiccriticism
  • 4월 30일
  • 2분 분량

개관 페스티벌 뒤에 숨은 아쉬움들

2025년 6월 27일 금요일 19:30 부산콘서트홀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베토벤의 <피델리오>가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예술감독 정명훈의 지휘 아래,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이번 연주는 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강점과 약점이 함께 드러난 연주였다.

정명훈은 템포 루바토를 통해 다이내믹의 흐름을 조절했고, 프레이즈의 구조를 짧고 응축된 형태로 풀어내 밀도 있게 도입부를 이끌었다. 오케스트라 개개인의 기량은 준수한 편이었으나, 톤 밸런스가 정돈되지 않거나 앙상블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가령 1막 중 마르첼리네의 아리아와 삼중창에서는 목관악기 간 앙상블이 흔들렸고, 표현의 방향 또한 극의 흐름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2막 초반부에서는 현악기간 프레이즈가 정돈되지 않아 순간적으로 톤 밸런스와 앙상블 전체의 응집력이 약화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이내믹을 점진적으로 조정해 오케스트라의 밀도감을 효과적으로 고조시키고, 극적 긴장감을 설득력 있게 조성해냈다.

한편 성악진에서는 레오노레 역의 흐라추히 바센트는 장면에 따라 표현의 밀도가 고르지 못했다. 가령 1막 ‘악한이여! 어디로 가는가?’에서는 피차로를 향한 분노를 외치는 대목에서 감정의 결이 평면적으로 처리했고, 2막에서는 호흡의 밀도 면에서 1막보다 떨어졌다. 플로레스탄 역의 브라이언 레지스터는 맨발로 등장하여 제한된 연출 상황 속에서 극의 몰입을 도왔지만, 음악적 관점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연기를 통해 표현을 강조할 때 음정과 리듬이 순간적으로 흔들렸고, 2막 후반부로 갈수록 호흡 컨트롤과 성량의 밀도가 떨어졌다. 반면 로코 역의 알베르트 페센도르퍼는 성량과 딕션에서 안정감이 있었다. 특히 중창의 경우 다른 성악진과의 톤 밸런스를 고려해, 일부 구간에서는 비성을 활용하여 자신의 본래 음색을 절제해 조화를 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반야드 구조의 부산콘서트홀은 벽체에 이형 벽돌을 사용하여 반사 효율을 높여 작은 소리도 음향이 명료하게 전달됐다. 이런 홀의 특성에 따라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강점만큼이나 약점도 함께 드러난 공연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이 처음으로 담아야 했던 소리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되묻게 했다. 부산의 유일무이한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의 개관 페스티벌에 지역을 대표하는 부산시립교향악단이 개관 페스티벌의 중심에 서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다음에는 이 도시의 숨결과 정서를 지속적으로 호흡해 온 이들이 그 무대를 주도하길 바란다.



글 이강원(클래식음악평론가)


 글은 ≪음악저널≫ 2025 8월호에 게재되었다.


댓글


법인번호 110321-0049873  |  서울특별시 서초구 바우뫼로 11안길 25. 101호

​문의 : 02-2237-6126

​한국클래식음악평론가협회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