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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핌 브론프만 피아노 리사이틀

  • classiccriticism
  • 4월 30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10시간 전

예핌 브론프만 피아노 리사이틀
예핌 브론프만 피아노 리사이틀

거장의 관록으로 빚어낸 다양한 피아니즘

2025년 9월 21일 일요일 19:30 롯데콘서트홀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곡에 따라 서정적인 표현부터 모던한 색채감까지 끝이 없을 정도의 추진력으로 곡을 밀어붙이며 다양한 피아니즘을 선보였다.

슈만의 ‘아라베스크’는 질감을 부드럽게 유지하면서도 프레이즈 끝에는 타건의 속도를 미세하게 줄이고 완만한 음색처리를 하여 슈만 특유의 서정적인 흐름을 살려내는가 하면, 각 성부를 명료하게 나누어 감정을 발산하기만 하지 않고 균형감을 갖추는 모습도 함께 보였다.

이어지는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3번’에서는 음향 구조를 다층적으로 쌓아 올리는 입체적인 구조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5악장에서 건반을 떼는 순간까지 루바토를 세밀하게 조율해 프레이즈 전체의 탄력적인 흐름을 생성하면서도 저음부의 프레이즈를 분절시켜 곡이 진행될수록 리듬을 추진력 있게 풀어냈다. 한편 연주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악장 도입부에서는 저음부의 풍성한 공명과 달리 고음부는 건조하게 처리하였고, 일부 프레이즈에서는 선율이 매끄럽지 못해 전체적인 응집력이 약화되기도 했다.

인터미션 후 드뷔시 <영상 2권>은 앞선 두 곡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브론프만은 음색을 명료하게 설정하고, 각 성부의 질감을 입체적으로 이끌어냈다. 특히 3곡 ‘금빛 물고기’에서는 페달의 지속음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가볍고 정확하게 여러 화음을 정교하게 연결해 냈다.

마지막 곡인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7번’에서는 <전쟁 소나타>라고 불리는 곡의 분위기를 흡인력 있게 풀어냈다. 1악장부터 포르테로 연주하며 패시지를 몰아붙이면서도, 아티큘레이션이 분명했고, 각 에피소드에 부여된 서정적인 프레이즈를 풍부하게 살려 긴장과 이완의 균형을 유지하는 장치로 활용했다. 특히 3악장의 토카타는 크레센도로 치닫는 곡의 원형을 흐트러짐 없는 리듬을 마지막까지 집중력이 있게 풀어내었다.

결론적으로 브롬프만은 낭만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유감없이 펼쳐냈다. 슈만에서 보여준 서정적인 흐름도 훌륭했지만, 후반부 드뷔시의 정교한 색채감과 프로코피예프의 압도적인 응집력은 거장의 관록을 증명하는데 충분했다.

예핌 브론프만 피아노 리사이틀 현장
예핌 브론프만 피아노 리사이틀 현장

글 이강원(클래식음악평론가)



 글은 ≪음악저널≫ 2025 11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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