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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음악콘서트 2026 정명훈 &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 classiccriticism
  • 4월 30일
  • 2분 분량

음형과 템포 설계가 돋보인 해석

2026년 1월 27일 화요일 19:30 롯데콘서트홀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이번 내한 공연은 템포와 아티큘레이션을 조율해 소리의 윤곽을 세우고 질감의 밀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끌었다. 특히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협연으로 이뤄진 협주곡 무대는 감정을 앞세운 연주보다는 구조적 설계를 통해 개별 음형을 돋보이게 만드는 방식으로 펼쳐냈다.


임윤찬의 슈만 ‘피아노 협주곡 a단조’는 신선했다. 적절한 공명으로 선율 중심의 서정적인 흐름을 강조하는 일반적인 슈만 해석에서 한 걸음 비켜섰다. 전반적으로 루바토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다이내믹 변화를 급격하게 진행하는 등 임윤찬이 주로 내세웠던 연주 스타일과도 다른 방식의 해석을 보여주었다. 이는 특히 3악장에서 두드러졌다. 빠른 템포의 쾌감보다는 프레이즈 안에서 악센트를 통해 흐름의 변화를 꾀하고, 순간적으로 고음역의 밝은 색채감을 부각했으며, 저음역의 주선율과 고음역의 보조선율을 교차시키는 순간에 선율을 강조하기보다 페달링을 반 정도 밟으며 음 하나하나의 음형을 명료하게 이끄는 방식으로 곡을 풀어냈다. 서정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순간이 1악장의 짧은 독주와 2악장의 후반부에만 집중된 점과 오케스트라가 음량을 낮춰 협연자를 뒷받침했음에도 관악기의 톤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노출된 점은 아쉬움을 주었다.


드보르작 ‘교향곡 9번’에서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유연한 템포 설계와 아티큘레이션의 조율을 통해 입체적인 음형을 구축했다. 특히 2악장 튜티에서 템포를 의도적으로 늦춘 후 잉글리시 호른과 소수의 현악기 사이의 순도 높은 앙상블을 만들어 내밀화된 정서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였다. 또한 3악장에서는 목관악기가 음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짧은 순간에 음의 끝을 점진적으로 감쇄시키며 프레이즈의 여백을 정교하게 구축, 흐름을 섬세하게 설계하는 구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 4악장에서는 정명훈 특유의 유연한 템포 설계가 돋보였다. 춤곡 리듬에서 템포를 순간적으로 높여내 흡인력을 높이고, 본래의 템포로 돌아오는 지점에서 개별 악기군의 아티큘레이션을 강조해 다양한 방식으로 입체감을 확장시킴으로써 악단이 갖고 있는 역량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냈다.

내한 공연 첫 연주였기 때문인지 파트 간의 톤 밸런스와 앙상블은 곳곳에서 불균형이 노출되었다. 특히 1악장 제시부 제1바이올린과 비올라 간의 앙상블이 유연하게 맞지 않거나, 2악장 도입부에서 트럼펫 톤 밸런스가 맞지 않는 등 연주 초반부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4악장에서는 보조 선율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클라리넷의 음량이 조절되지 않아 음량 밸런스가 이뤄지지 못하는 순간도 존재했다.


정리하자면, 이번 무대는 음형의 ‘구조적 설계’가 돋보인 연주였다. 정서적 해석을 최소화하여 음형의 명료함을 세운 협주곡과 유연한 템포 조율로 흐름의 흡인력을 꾀한 교향곡은 그 설계의 지향점을 선명히 드러냈다. 반면ᅠ깊이 있는 감정의 표현이나 톤과 음량의 조율이라는, 앙상블적인 면은 충분히 충족되지 못했다. 3년 전보다 확연히 인상된 티켓가를 고려했을 때 그만한 가치를 납득시키기에는 한계점이 존재한 무대였다.



글 이강원(클래식음악평론가)



※ 이 글은 ≪음악저널≫ 2026년 3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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